풋풋한 청춘들의 이야기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2022년 2월에 TVN에서 방영되었는데, 청춘들의 성장과 방황을 그린 로맨스 드라마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한 레트로(retro) 드라마라서 그런지 내가 살아온 시대와 비슷해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공중전화로 전화를 거는 장면, PC 통신이 유행이던 시절 얼굴도 모르는 친구와 채팅을 주고받던 장면, 풀하우스 만화가 유행하던 그 시절 만화방의 배경 등 그 시절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드라마 같았다.
아주 현실적인 드라마였던 스물다섯, 스물하나.
결말이 해피엔딩은 아니라서 조금 아쉬웠지만, 매주 기다려질 만큼 집중해서 봤던 드라마다.
시대 배경을 잘 살린 연출과, 그 시절 청춘의 사랑 이야기를 잘 그려낸 작품 같다.
내용 전개가 빠르고 몰입도가 높았다.
작가가 궁금해서 찾아보니까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의 권도은 작가님이셨다.
김은숙 작가님의 보조작가 셨다고 한다. 역시나 대사가 찰졌다.
백이진(남주혁) 과 나희도(김태리) 의 케미가 너무 잘 어울렸고, 고유림(보나)의 연기가 아이돌 가수인 줄도 몰랐을 정도다.
문지웅 역의 최현욱, 지승완 역의 이주명 배우 역시 전혀 이질감 없이 주, 조연 배우 모두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준 작품인 것 같다.
최고의 연기력과, 연출, 극본으로 청춘 드라마의 큰 획을 그었다고 생각한다.
시대상을 잘 접목한 주인공 들의 배경과 이야기
네 살 차이면 궁합도 안 본다는 옛말이 있듯이 극중 백이진과 나희도는 딱 네 살 차이.
고교 펜싱부 선수인 나희도(김태리)는 열여덟 살의 천방지축의 발랄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1997년 시대 배경인 만큼 IMF 금융위기 사건에서 시작되는데, 재정 상태가 심각해져 나희도가 소속해 있던 고교 펜싱부가 사라지게 되면서 나희도의 국가대표 펜싱선수의 꿈이 위태로워지게 되었다.
백이진(김주혁)은 스물두 살의 부잣집 아들로 등장하는데, IMF로 인해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면서 대학을 중퇴하고, 가족과도 떨어져 지내게 되면서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된다.
시대가 뺏어간 두 사람의 꿈.
두 사람은 꿈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다.
백이진은 가정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문 배달을 시작한다.
나희도 집에 신문을 넣던 백이진은 실수로 나희도 집 마당에 있던 동상을 부러트리게 되면서 둘의 첫 만남이 시작된다.
열여덟 살의 나희도, 스물두 살의 백이진.
두 사람은 순수한 우정으로 시작하면서 서로에게 위로를 주기도 하고, 용기를 주기도 한다.
이런 두 사람은 점차 자신도 모르게 서로에게 빠져들어 가기 시작한다.
서로가 다른 환경의 삶을 살았지만, 서로의 꿈을 응원해 주며, 함께 성장해 가는 이야기 전개가 돋보였다. 그야말로 순수함 그 자체였다.
드라마 초반과 중반부쯤까지는 두 사람의 순수하고 소소한 사랑 이야기로 풀어가지만,
드라마 제목처럼 “스물다섯, 스물하나.” 성인이 되어서 본격적인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전개로 이어진다.
평범하고 애절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지만, 연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의견 차이로 두 사람은 결국 이별을 맞게 되는 결말로 끝이 난다.
추억, 그리고..
힘듦을 나누면 두 배가 된다는 백이진과, 우리는 행복할 때만 만나야 하냐는 나희도.
여느 평범한 연인들이라면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상황이라 드라마 후반부 두 사람의 의견 충돌 장면에서 많은 공감이 되었다.
필자는 두 사람이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해피엔딩을 바랐지만, 작가님은 그저 청춘의 사랑을 아름답게만 추억 속에 남겨두고 싶으셨나 보다.
드라마 첫 등장이 나희도 의 성인이 된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모습으로 시작되는데, 그 아이가 백이진의 아이가 아니었다니, 조금은 속상한 결말이었다.
누구에게나 청춘은 있다.
반짝이던 청춘의 시절은 누구에게나 있었고, 지금 그 청춘을 겪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 시절을 아련히 그리워하는 마음이라면, 혹은 나의 청춘이 조금 더 빛나고 싶다면, 지금 나의 삶이 조금 지쳐있다면,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
영원할 것 같던 청춘이지만 그 청춘은 언젠가 추억으로 남게 된다.
나중에 그 추억을 회상하였을 때 웃음 지을 수 있길 바라며,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열정적일 수 있을 때 열정적 이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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